CODE : FLOW

테헤란로 오피스 신축 계획

period2023.03–2023.06
location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447
type건축학과 3학년 설계 스튜디오 · 개인 작업
status미시공 학업 설계안
scale지상 21층 · 수직축 풍력터빈 2개 층

바람과 함께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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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등장하는 풍차를 좋아했다. 풍차는 물을 긷고 곡식을 빻으며 마을의 생활과 풍경을 함께 만든다. 기술 장치가 건축과 분리되지 않고 공간의 일부로 작동하는 모습이다.

CODE : FLOW는 이 관계를 테헤란로의 고층 오피스로 옮긴 계획안이다. 바람을 건물 외부의 환경 조건으로만 다루지 않고, 매스와 프로그램을 조직하는 설계 요소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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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층 오피스의 14층과 19층에 수직축 풍력터빈을 위한 개방층을 배치했다. 도심의 바람을 터빈으로 유도하도록 매스를 조정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곡면과 빈 공간에는 회의실·커뮤니티 공간·실내정원과 공유 오피스를 배치했다. 풍력발전시설을 건물에 덧붙이는 대신, 풍력발전의 조건으로 건물의 형태와 공간을 함께 설계했다.


테헤란로의 남풍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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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의 1991–2020년 평년값을 검토한 결과, 강남(400) 관측소에서 측정한 남풍의 연평균풍속은 관측 높이 13m에서 2.4m/s였다. 고도에 따른 풍속 증가를 계산하면 터빈층 높이인 약 60m와 84m에서 각각 약 3.5m/s와 3.8m/s로 추정된다. 이 값은 주변 건물이 만드는 국부적인 가속을 포함하지 않은 기준풍속이다.

대상지가 위치한 테헤란로에는 높이 80m 이상의 건물이 연속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남쪽에서 들어온 바람이 건물 사이의 좁아진 통로를 지나며 빨라지는 빌딩 협곡의 조건을 초기 설계 가설로 삼고, 실제 흐름은 Eddy3D 시뮬레이션으로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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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지 남쪽 600m와 동·서·북쪽 300m 범위의 건물을 모델링하고, 남풍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했다. 이미지는 왼쪽부터 지상 5m, 15m, 35m, 75m에서 계산한 풍환경을 보여준다.

저층에서는 바람이 주변 건물에 부딪혀 방향이 자주 바뀌고 흐름이 끊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건물의 차폐가 줄면서 대상지 주변에 더 빠르고 연속적인 흐름이 형성된다. 이를 바탕으로 풍력터빈을 저층이 아닌 고층의 개방 구간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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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sshopper와 Eddy3D를 연결해 바람의 방향과 상대적인 속도를 벡터로 시각화했다. 이 결과는 매스 대안을 비교하고 터빈층의 위치를 결정하는 설계 자료로 사용했다.


열두 대안을 바람으로 비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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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빈층의 개구부와 주변 곡면을 Grasshopper의 매개변수형 모델로 구성했다. 세 계열의 매스 대안 열두 개를 만들고, 동일한 남풍 조건에서 각각의 풍환경을 시뮬레이션했다.

개구부로 바람을 받아들이는 범위, 터빈 통과 구간의 가속, 건물 뒤쪽으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비교했다. 최종 매스는 한 항목의 최고값보다 터빈층의 풍속과 오피스 공간의 구성을 함께 고려해 선택했다.


두 개의 터빈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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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0m 높이의 14층과 84m 높이의 19층에 층고 6m의 개방형 터빈층을 배치하고, 회전직경 4.5m의 수직축 풍력터빈을 적용했다. 이는 블레이드 길이 5m인 상용 5kW급 터빈과 유사한 규모로, 계획한 층고와 고층부 풍환경에서 설치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범위다.

수직축 방식은 바람의 방향에 맞춰 터빈을 돌리는 장치가 필요하지 않아 도심의 변화하는 풍향에 대응한다. 터빈 주변의 곡면 공간은 회의실·커뮤니티 공간·실내정원과 공유 오피스로 연결했다. 발전량은 별도로 산정하지 않았다.


위는 세게, 아래는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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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빈층과 보행자가 사용하는 지상층에는 서로 다른 풍환경이 필요하다. 터빈층에서는 개구부로 들어온 바람이 좁아지는 곡면 사이를 통과하며 가속된다. 평면의 풍속 히트맵에서는 터빈 통과 구간에 주변보다 빠른 흐름이 형성되고, 고도가 높은 19층에서 더 넓은 가속 영역이 나타난다.

지상층에는 선큰 광장과 방풍벽을 배치해 진입부로 직접 들어오는 바람을 분산했다. 같은 바람을 상부에서는 모아 터빈으로 보내고, 하부에서는 나누어 보행 공간의 직접적인 강풍을 줄이는 상반된 전략을 적용했다.


두 개의 코어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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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빈층은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코어 배치를 요구했는데, 이는 사용성 높은 오피스 평면의 요구와 달랐다. 두 가지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 코어와 업무 공간의 관계를 두 개의 유형으로 나눴다.

Type A(좌)는 터빈과 연결되는 개방 공간을 확보하고, Type B(우)는 일반 오피스의 업무 영역을 분리해 구성한다. 층별 프로그램에 따라 두 유형을 교차 배치하여 하나의 수직 체계 안에서 필요한 공간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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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개념을 모형으로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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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빈층의 큰 개구부가 고층 건물의 연속된 구조를 끊기 때문에, 해당 구간의 프레임과 하중 전달 방식을 별도로 검토했다. Karamba3D로 전체 구조의 변형 양상을 시각적으로 살피고, 1:100 전체 모형과 1:50 터빈층 부분 모형을 제작했다.

모형을 직접 누르고 비틀면서 터빈층 주변 프레임과 코어가 상대적으로 어떻게 거동하는지 비교했다. 이는 구조 안전성을 검증한 실험이 아니라, 큰 보이드를 지나는 하중의 흐름과 횡방향 안정의 개념을 확인하기 위한 구조 스터디였다.


컨셉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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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바퀴

CODE : FLOW는 계산이 설계를 바꾸는 과정을 처음 경험한 프로젝트다. Grasshopper로 매스를 만들고, Eddy3D에서 확인한 바람의 흐름에 따라 형태를 다시 조정했다.

당시에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화면으로 비교했기 때문에, 그 값을 설계 변수로 연결하거나 많은 대안을 탐색하지 못했다. 이때 남은 아쉬움은 이후 프로젝트에서 시뮬레이션 값을 형태 생성과 최적화에 사용하는 계기가 됐다. 설계하고, 돌려보고, 고치는 과정도 여기에서 시작됐다. CODE : FLOW는 그 첫 바퀴였다.